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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1.21 19:08 수정 : 2013.11.21 19:08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날 국회 안에서 민주당 강기정 의원과 몸싸움을 벌인 청와대 파견 경찰관 현아무개 순경이 20일 강 의원을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강 의원의 폭력 행사에 대한 법적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는 청와대 경호실의 발표가 실제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고소의 당사자는 현 순경이지만 그 배후에 청와대 경호실이 있으리라 짐작되는 게 당연하다.

고소 사실을 접하면서 처음 드는 의문은 과연 청와대 경호실이 사태의 전말을 제대로 파악이나 했는가 하는 점이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사건 발생 뒤 “국회 관내에서 현역 의원이 물리적 제재를 받은 것은 잘못”이라고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청와대 측은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조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 쪽은 입법부 수장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법적 조처부터 취하고 나섰다. 오만한 청와대의 모습은 이 대목에서도 확인된다.

더욱 문제는 해당 경찰관이 고소를 할 만큼 떳떳한가 하는 점이다. 사건을 직접 현장에서 목격한 <한겨레> 기자가 전하는 사건의 진상은 현 순경이나 경호실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강 의원이 욕설을 하지 않았는데도 현 순경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짜고짜 강 의원의 뒷덜미를 거칠게 잡아챘으며, 주변의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의원’이라고 신원확인을 해주며 손을 놓으라고 말렸는데도 듣지 않았다고 한다. 현 순경 입가에 상처가 난 경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이 사건은 잘해야 ‘쌍방 피해’ 사건인 셈이다. 현 순경 쪽이 강 의원을 자신있게 고소할 처지가 결코 아니라는 이야기다.

청와대 경호실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것은 더욱 볼썽사납다. 박 대통령이 국회를 떠나 경호 업무가 끝났으면 재빨리 국회에서 철수하든가 아니면 민주당의 정치행사 장소를 가로막는 예의 없는 행동은 최소한 하지 말았어야 옳다. 애초 사건의 빌미를 제공해 놓고도 큰소리를 치는 모습은 참으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국회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위세를 부리는 청와대 경호실의 모습에서 ‘차지철 경호실’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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