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4 21:25
수정 : 2005.09.04 21:25
사설
한국은행이 어제 ‘8·31 부동산 대책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이번 대책을 놓고 각계의 아전인수식 평가가 난무하는 가운데 그 경제적 파급효과를 따져본 것이다.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의 보고서인 만큼, 그 내용은 이번 대책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보고서는 우선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집값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집값 하락폭이 그리 크지 않고, 하락 시기도 정책이 현실화하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책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를 기대했던 이들이 실망하는 게 일리가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그것이 우리 경제에 별 타격이 없다는 분석 결과는 이번 보고서의 핵심이다. 보고서는 강남 집값이 내년 말까지 평균 10%, 전국 집값이 3% 떨어져도 국내총생산 성장률 하락폭은 0.1%포인트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대책이 경기침체를 가속화한다는 주장은 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 3년 뒤부터는 오히려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정부 대책이 지나친 것이 아니라 부족하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그럼에도 단기적 부작용을 과장하면서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방안을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는 단호히 배격돼야 한다. 정부 대책에 실망하는 이들도 이번 대책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평가가 투기꾼들의 용기를 북돋우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우선은 법 개정을 마무리짓는 게 중요하다. 부동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뿌리까지 바꾸려면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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