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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22 18:54 수정 : 2014.01.22 22:57

안철수 의원이 3월에 신당을 창당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을 비롯한 17곳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선언했다.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 지방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명확히 밝힌 셈이다. 안 의원은 또 민생 정치, 통합의 정치, 합리적 개혁주의를 신당의 열쇳말로 삼고 있음도 내비쳤다. 이로써 이번 지방선거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새누리당-민주당-안철수 신당의 다자구도 경쟁으로 치러지게 될 전망이다.

안철수 신당의 성패는 일차적으로는 기존 정당과 얼마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창당의 명분 자체가 낡은 정치와의 결별에 있는 만큼 당의 이념과 정책은 물론 참여하는 인물, 정당 시스템과 운영 방식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정당과는 다른 면모를 선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실체가 불분명했던 새 정치의 실제 모습을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선거에 임하는 태도와 전략, 공천 과정, 후보의 면면 등에서 얼마나 신선도를 유지하느냐가 지방선거 승패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안 의원이 밝힌 지방선거 완주 의지에 대해 새누리당은 환영 일색이다. 안 의원의 선언을 고무·격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시장 양보론’ 발언 비판에 열을 올리는 등 야권연대에 완전히 쐐기를 박으려 하고 있다. 야권연대만 없으면 지방선거는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계산의 발로일 것이다. 야권의 각개약진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큰 현실을 방증하는 풍경이다.

야권연대가 어차피 불가능하다면 이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각자 최선을 다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민주당은 당의 혁신을 통해, 신당은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럼에도 야권, 특히 안철수 신당이 유념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우선 새누리당 어부지리론을 뛰어넘을 승리의 방정식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의 민주당 텃밭에서 신당이 승리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수도권과 영남 등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하면 새 정치의 의미는 크게 반감된다. 야권의 주도권 경쟁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경할 방책을 보여주길 바란다.

다른 한편으로는, 역설적이지만 야권 공멸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선거에 임하길 권한다. 모든 선거가 그렇듯이 패배의 후유증은 애초 예상보다 훨씬 깊고도 넓은 법이다.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공동패배가 막상 현실로 나타날 경우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안 의원 쪽은 ‘신당 건설이 새로운 야당 건설을 위한 진화모델’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일 가능성이 크다. 서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면서 새로운 야당 건설은커녕 헤어나기 힘든 분열의 늪으로 빠져들 공산이 더 크다. 현실적으로 야권연대가 어렵다면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쪽은 지금부터 선거 이후의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도 눈길을 돌리기 바란다. 미리미리 방비를 해두는 것이 그나마 폭풍우의 피해와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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