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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정치 경쟁,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추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가 11일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열어 새정치의 3대 가치로 정의로운 사회, 사회적 통합, 한반도 평화를 내세웠다. 새정추는 특권의 커넥션 차단,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 여야 합의 가능한 대북정책 등을 실천 방안으로 내놨다. 안 의원은 “새정치는 더불어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를 통해 일자리, 교육, 복지의 삼각 축이 버팀목이 돼주는 따뜻한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추가 제시한 내용은 다소 추상적으로 들린다. 또 통합, 포용, 합의, 공동체 등을 내세움으로써 중도 색채를 강조한 듯하다. 창당을 앞두고 새정치의 밑그림을 그려나간다는 차원에선 눈여겨볼 만하다.
그동안 안철수 신당을 두고는 새정치의 실체가 모호하다느니, 야권분열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등 우려 섞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추세가 좀 꺾였다고 해도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과 지지도 면에서 앞서거나 어금버금한 것을 보면 그렇게만 보기 어렵다. 유권자들은 여전히 안철수 신당 출현을 계기로 정치가 변하기를 희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새정치, 즉 정치개혁의 주도권을 놓고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민주당에서는 11일 진보적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 ‘더 좋은 미래’라는 당 혁신모임을 만들어 계파주의를 해소하고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3선 의원 중심의 별도 혁신모임도 곧 만든다고 한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방안을 발표하는 등 일련의 정치개혁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안철수 신당으로 인해 흔들리는 당의 위상을 바로잡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 입장에선 야권의 두 정치세력이 제대로 경쟁해주길 바랄 뿐이다.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출혈 경쟁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쇄신을 위한 선의의 덧셈 경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새정치, 즉 정치개혁이 말로는 쉽지만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안철수 신당은 창당을 앞둔 시점에서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 새정치에 대한 체감지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를 내놓더라도 구체적이고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창당 과정 자체가 새정치의 기준에 합당해야 함은 물론이다. 현실정치로 진입하는 데 따른 어려움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에게 의지함으로써 난관을 돌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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