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9 19:49
수정 : 2005.09.09 19:49
사설
남북이 내년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단일팀을 출전시키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성사가 되면 사상 처음으로 국제 종합 체육대회에 ‘코리아팀’이 선보이게 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나아가 남북이 이미 약속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일팀 참가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단일팀 구성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우선 남북의 경기력이 다소 차이 나는 상황에서 양쪽 다 만족할 만한 팀을 꾸리기란 쉽지 않다. 막상 선수 선발과 선수단 구성에 들어가면 실무적으로 풀어가야 할 현실적 걸림돌들이 나타날 것이다. 양쪽 선수의 기량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일만 해도 까다롭다. 하지만 남북 양쪽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긴밀한 협력과 양보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간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으리라고 본다.
곧 열리게 될 남북 실무위원회의 구실이 중요하다. 어느 한쪽에서 더 많은 선수를 내보내겠다는 경쟁보다는 단일팀의 경기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느냐는 대승적 견지에서 출발하길 바란다. 양쪽이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단체종목 분야의 단일팀 구성부터 우선으로 검토한 뒤 종목을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일팀이 출전해 우승한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과 8강에 오른 같은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 축구대회 등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단일팀은 경기 결과에 못지않게 상징적 의미가 크다. 남북 이질감 해소와 화합을 위한 밑거름이 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다. 과거 동서독이 냉전 상황에서 올림픽 단일팀을 통해 통일로 가는 길을 넓혔듯이 남북도 반드시 단일팀을 구성해 통일의 주춧돌을 놓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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