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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11 18:22 수정 : 2014.07.11 18:22

공직자로서 가장 무거운 결격사유는 거짓말하고 숨기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정직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확립된 인사원칙이다. 그런데 1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너무나 많은 거짓말로 국회를 우롱했다. 과거에도 한두 차례 공직자 후보의 위증 논란이 불거진 적은 있지만 그의 위증은 가짓수에서나 정도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정 후보자의 위증 중에서도 압권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 전매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면서 “실제 거주했다”고 거짓말을 한 대목이다. 정 후보자는 당시 자신과 거래한 사람의 전화통화 내용이 공개돼 거짓말이 들통난 뒤에도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둘러댔다. 자신이 어떤 집에 살았는지 안 살았는지를 기억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 후보는 ‘결과적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고의적 거짓말’을 했고. 이를 감추려다 더욱 깊은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든 것이다.

정 후보의 위증은 이것만이 아니다. 소득이 있는 아들의 건강보험 피보험자 등재, 음주운전, 헌혈, 당협사무소 불법 운영 등 전방위에 걸쳐 진실과 동떨어진 말을 했다. 음주운전의 경우 법원 기록상 집 반대 방향으로 2㎞를 운전하다 적발된 것으로 나와 있는데도 “대리운전 배려 차원에서 집 근처까지 가서 직접 차를 몰고 가다 걸렸다”고 둘러대는 식이다. 굳이 “대리운전 배려” 따위의 거짓말을 한 것이나, 헌혈을 해본 적이 없는데도 “여러 번 했다”는 등의 말을 한 것은 그가 얼마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포장하려 애쓰는 가식적인 인물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위증이 문제가 되자 “말재주가 없어서” 등으로 둘러댔으나, 그런 변명 역시 “지금까지 본 청문회에서 가장 조리있게 말하는 사람”(설훈 인사청문회 위원장)이라는 지적처럼 역시 거짓이었다.

정 후보자는 과거 에스엔에스 등을 통해 야당 인사들을 “종북좌파좌빨” 등으로 비난하는 등 극도의 이념적 편향성을 보인 게 문제가 되자 이런 기록을 모두 지워버렸다. 그리고 인사청문회에 나와서는 문체부 장관에게 필요한 1순위 덕목을 “이념적 편향성이 없는 중립”이라고 너무나도 태연히 말했다. 그 낯두꺼움이 참으로 놀랍다. 그렇게 장관 시킬 사람이 없어서 이제는 ‘거짓말 장관’ 꼴까지 보아야 한다는 것인지, 그냥 한숨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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