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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9 19:17 수정 : 2005.09.19 19:17

사설

접전 속에 치러진 독일 총선이 불확실성을 남긴 채 끝났다. 좌우 어느 쪽도 독자적인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득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우파 주류 정당인 기민당-기사당 연합을 이끈 앙겔라 메르켈 기민당 당수와 사민당-녹색당 연정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현 총리가 서로 연정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국도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켈 당수가 사실상 최대의 패배자라고 지적한다. 얼마 전까지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를 꿈꾸던 그는 기민-기사 연합에 사상 세번째로 낮은 득표율을 안겼다. 이런 결과가 나온 주된 요인의 하나는 당내에서도 논란을 빚은 소득세 누진세율 포기 공약이다. 사회 통합을 해치는 고소득층 위주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은 이 공약 탓에 저소득층은 물론, 상당수 중산층도 등을 돌렸다. 반면, 사민당은 막판 대공세를 펼쳐 선거에서 지고도 연정 협상 과정에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민당 또한 2002년 총선에 비해 득표율이 가장 많이 떨어짐으로써 민심 이반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두 거대 정당이 확고한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한 반면, 상대적으로 비주류 정당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시장지상주의 정당인 자민당이 제3당으로 부상했고, 좌파연합은 녹색당을 제치면서 대약진했다. 옛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과 사민당 탈당 좌파들이 창당한 좌파당이 합친 좌파연합은 54석을 확보함으로써 좌우 어느 쪽도 독자적인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자민당과 좌파연합의 약진은 심각한 경제 침체 속에 심해지는 사회 양극화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좌파연합이 경제 침체가 훨씬 심한 동독지역에서 지난 총선 때의 16.9%보다 8.5%포인트 높은 25.4%의 득표율로 사민당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독일 총선은 주류 정당들이 국민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할 때 민심이 흩어지고, 이는 주류 정치세력이 가장 경계하는 불확실성과 혼돈을 촉발한다는 걸 보여줬다. 이런 점에서 독일 상황은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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