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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0.08 18:26 수정 : 2014.10.08 18:26

미국과 일본이 8일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중간보고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중국의 위협 증대 등 새로운 안보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1997년의 지침을 개정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지침은 7월 일본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각의 결정에 이은 미-일 동맹 강화 방안을 밝힌 것으로서, 앞으로 상당 기간 두 나라의 안보협력 방향을 규정하는 나침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침의 특징은 미-일을 운명 공동체로 묶어 놓을 정도로 군사동맹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지침의 수정이 ‘양국의 전략적 목표와 이익에 완전히 일치한다’거나 ‘빈틈없는 모양’ 등의 표현을 쓴 것에서 ‘일체화된 동맹’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또 미-일 군사협력의 범위가 일본 및 일본 주변에서 전지구적으로 확대된 것도 큰 변화다. 이제까지 기껏해야 일본 주변에 한정되어 있던 군사협력의 범위가 특별법 등의 제정 없이도 어디서나 가능하도록 된 것이다. 앞으로 미국이 중동이나 우크라이나 등에서 전쟁을 벌일 때 일본이 동맹국 지원이라는 집단자위권 행사를 명분으로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새 지침은 당장 지역적으로는 미-일 동맹 대 중국의 긴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 모두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손을 잡고 나온 것이 이번 지침 개정의 직접적 배경이기 때문이다. 경제력의 쇠퇴로 독자적인 중국 견제가 버거운 미국과, 미국의 협력을 얻어 지역 패권을 유지하려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미국에 안보를, 중국에 경제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엄청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미-일 안보협력의 강화는,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우리에게 대중국 포위망에 참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의미가 있다. 몇 년 전부터 제주 남쪽 해상에서 연례적으로 벌이고 있는 한-미-일 3국 해상훈련, 최근에 부쩍 자주 거론되고 있는 한-미 미사일방위 협력이 겉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내세우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한 움직임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국익이 미국과도 중국과도 잘 지내는 것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상황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떼밀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유리한 안보환경을 개척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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