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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1 19:46 수정 : 2005.09.21 19:46

사설

노동의 질을 평가하는 한가지 기준으로 ‘부적합 취업률’이 있다. 이는 경제활동 인구와 일거리를 찾다가 구직을 포기한 실망 실업자를 더한 뒤 이 가운데 실업자, 단시간 노동자 등 불완전 취업자, 실망 실업자, 저임금 노동자의 비중을 보여주는 것이다. 2000년에 32.3%였고, 지난해에는 32.8%라고 한다. 전체 노동자 가운데 33%가 ‘일다운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제대로 된 일거리가 있는 이는 3분의 2에 불과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국의 경우, 부적합 취업률은 1995년 기준으로 일본 11.4%, 스웨덴 16.0%, 독일 19.3%, 영국 23.0%, 미국 26.4%였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3.7% 정도로 양호하지만, 노동의 질에선 형편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전병유 연구위원이 이런 분석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고용 노동자 중 중간 소득자의 임금, 곧 중위임금의 3분의 2 이하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도 26%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저임금자가 많은 편인 미국의 23.8%(상시 노동자만으로는 18.1%)보다 높은 수치다. 독일·일본·네덜란드 등은 10~15% 수준인 것을 보면, 우리 사회에 저임금 노동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지난해 중위임금이 월 130만원이니까 이들의 임금은 월 86만7천원 이하인 셈이다. 혼자 먹고 살기도 빠듯한 액수다.

요즘 국제적으로 중시하는 것이 일다운 일이다. 실업만 줄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일거리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다운 일을 늘리려면, 공공분야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법정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의 적극적인 노동 정책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현실은 더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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