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9.22 19:30 수정 : 2005.09.22 19:30

사설

미국 엠피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애플의 새 제품 ‘아이팟나노’가 국내에서 선을 보였다. 값은 국내 중소 엠피3 업체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낮은 값으로 책정됐다. 중소 업체들은 고사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다고 한다.

애플의 초저가 공세가 가능한 건, 핵심 부품인 플래시 메모리를 삼성전자한테서 시장 가격보다 40% 정도 싸게 공급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구입하는 업체에 싸게 해주는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고 했다. 조금 깎는 정도라면 몰라도 턱없이 낮은 공급 가격을 설명하기엔 석연찮다. 업계에서는 다른 포석이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첫째는 플래시 메모리 시장 확대를 위해서고, 둘째는 애플의 손을 빌려 국내 엠피3 경쟁업체들을 정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다.

기업은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기 마련이라고는 하나 금도는 있다. 자사 위주 전략 탓에 국내 중소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한 건 안타까움을 넘어 유감스럽다. 엠피3 시장은 중소·벤처업체들이 애써 키웠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특히 엠피3 산업은 우리 벤처기업도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는 비전을 준 대표적 분야다. 그런 기업의 앞길이 삼성전자를 업은 외국 거대기업 탓에 막힌다면 국민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진 못할 망정 외국기업과 역차별하는 건 한국 대표기업의 도리가 아니다.

마땅히 국내 업체에도 공정한 경쟁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의도가 있든 없든, 경쟁업체를 고사시킨 뒤 애플과 시장을 분점하려는 속내로 비치기 십상이다. 삼성전자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에는 애증이 교차한다. 까닭이 무언지 경영진들은 곱씹어봐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