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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12 18:16 수정 : 2014.11.12 18:1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양대 강국(G2) 시대를 과시한 지난해 6월 회담 이후 1년5개월 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는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는 기존 구도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이번에도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강조하며 이른바 근본문제들을 솔직하게 논의할 것을 요구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억제하거나 봉쇄할 의도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홍콩의 민주화, 사이버 안보, 동·남중국해 섬들의 영유권 문제, 중국 인권과 티베트·신장 지역의 독립 추구 움직임 등에서도 두 나라는 이견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비판한 것은 두 나라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국 중심 패권 구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사안에서는 협력이 이뤄졌다.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두 나라는 반테러,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 정보기술 분야 관세 철폐 등에 합의했으며, 육상·해상의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를 위한 공동노력에도 의견을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권력 누수(레임덕) 상태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합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중요한 사안인 북한 핵 문제에서 두 나라가 ‘한반도 비핵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언급에 그친 것은 실망스럽다. 시 주석은 조속한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오바마 대통령도 기존의 전략적 인내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것과 비교하더라도 핵 문제를 풀려는 동력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두 나라가 한반도에서 새로운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현상 유지와 상황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우리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경쟁 분위기가 선을 넘지 않도록 촉매 구실을 해야 한다.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는 식의 단선적 구도가 아니라 함께 공존공영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해법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새로운 발상과 추진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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