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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18 18:37 수정 : 2014.11.18 18:37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신설한 국민안전처 장차관에 군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장관은 해군 출신이고, 차관은 육군 출신이다.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 출신 인사가 재난안전의 사령탑을 맡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장차관을 모두 예비역 장성으로 채우는 걸 보면서, 군 출신을 중용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다시 확인하는 것 같아 몹시 우려스럽다.

새로 기용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나 이성호 차관의 개인 역량과 자질에 대해선 서로 다른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유난히 군 출신 인사들의 기용이 많은 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인사 직후에 ‘또 군 출신이냐’는 반응이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터져나오는 건 의미심장하다. 최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우리 외교가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이유를, 외교안보정책 사령탑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군 출신 인사가 계속 맡는 데서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현 정부 들어 육군 참모총장 출신을 청와대 경호실장에 기용한 것도,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군부 실력자를 경호실장으로 쓰던 관행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야 대통령은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군 출신을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군 출신을 써야 마음이 놓인다는 생각이 문제다. 그게 바로 ‘군사문화’에 젖은 리더십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란 거대 부처를 새로 만든 것은, 세월호와 같은 예기치 못한 참사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의 재난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근 군에서 잇달아 터지고 있는 상식 이하의 사건·사고를 보면, 군 출신 인사가 복잡다기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재난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설마 재난 대응을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면 된다고 청와대는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인사혁신처장에 삼성 출신의 인사전문가를 기용한 것도 적절치 않다. 청와대는 “공직사회 인사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효율성·실적을 최우선에 두는 기업 인사와 정책 수행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공공부문 인사는 다른 점이 많다. 더구나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가장 공정해야 할 ‘인사’를 책임지는 자리에, 선거운동을 도운 재벌기업 출신 인사를 기용한다면 앞으로 누가 공직 인사의 공정성과 타당성을 납득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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