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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5 19:48 수정 : 2005.09.25 19:48

사설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간부들과 밤 늦게까지 부적절한 술자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그나마 술자리가 조용히 끝났으면 모를텐데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술자리에서 여성 종업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주 의원의 폭언 여부를 두고는 관련자들의 말이 엇갈려 아직은 진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진실 공방 과정에서 나오는 말들을 보면 가히 코미디 수준이다. 주 의원은 “폭탄주를 마시지 않았다. 다만 폭탄주의 맥주잔 속에 들어 있는 양주잔을 빼내 따로 마신 사실은 있다”는 따위의 해명까지 했다.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의 수준이 과연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지 혀를 찰 노릇이다.

주 의원의 추태 문제는 앞으로 철저한 진상조사와 이에 따른 엄중한 조처가 뒤따라야 할 사안이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도 국회의원들에 대한 피감기관의 향응·접대 관행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누리꾼(네티즌)의 비유처럼 “재판기간 중 검사가 상대 쪽 변호사와 술을 마시는” 행위와 똑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 의원은 해명자료에서 “의원들과 학연, 지연, 사법시험 기수, 근무 인연 등으로 가까운 검찰 간부 4~5명이 합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날 술자리의 성격을 단적으로 설명해줌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학연·지연에 끌리는 풍토의 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끼리끼리’의 어울림 속에서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엄중한 감시라는 국정감사의 참뜻은 사라지고 봐주기 국감, 솜방망이 국감이 잉태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술자리에 동석한 열린우리당 의원들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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