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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8 21:35 수정 : 2005.09.28 21:35

사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25.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제협력개발기구 나라 중 자살 사망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전체 사망자의 4.7%가 자살로 삶을 마감해, 자살은 암과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에 이어 사망 원인 4위에 올랐다. 사고로 숨진 사람보다 많다. 목숨을 건지기는 했으나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은 또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자살이 급증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해 자살 사망률은 10년 전의 2.5배나 된다. 이를 보면 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과 가계파산 등으로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가면서 자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자살자 가운데 한창 일할 나이인 30~50대가 전체의 62.7%에 이르고, 특히 가장의 짐을 지고 있는 이 연령대 남성의 자살 사망률이 여성의 2~3배에 이르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자살이 결코 옳은 선택이 아니지만, 그들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수치로 나타난 통계는 그들의 내면에 감춰져 있던 고통을 결코 다 드러내지 못한다. 우선 시급한 것은 자살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다. 자살 위험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해 상담을 포함한 의료지원을 확대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자살 예방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더 근본적인 대책은 갈수록 차가워지는 우리 사회에 온기를 회복하는 일이다. 경쟁은 자본주의 경제가 성장을 이어가는 동력이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는 오로지 천박한 승자논리로만 휩쓸려 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경쟁에서 낙오한 이들에게도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한번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줄 제도적 장치가 지금 우리 사회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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