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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계속되는 ‘이슬람국가의 만행’ |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이 12일(현지시각) ‘이슬람국가(IS) 리비아지부’를 자처하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현지인 경찰관 2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올해 초 김아무개(18)군이 이슬람국가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우리나라와 이슬람국가가 연관된 두 번째 사건이다.
괴한들의 목적이 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들은 한밤중에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기관총 40여발을 난사했다. 건물 안 별채에서 잠자던 대사관 직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정황이다. 이슬람국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고 했다. 다른 나라 대사관들에 테러를 가한 뒤 ‘○○대사관을 공격했다’고 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슬람국가를 퇴치하기 위한 군사작전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이슬람국가가 우리 대사관을 목표로 만행을 저지른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이슬람국가 리비아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부상했다. 여러 조직으로 나뉘어 있어 이들 사이에 ‘테러 경쟁’이 벌어지는 양상마저 보인다. 2월에는 동부 해안에서 기독교도인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집단 참수했으며, 1월에는 트리폴리의 호텔을 공격해 외국인 10명을 죽였다. 이슬람국가의 본거지인 이라크에서는 최근 고대 유적들을 마구 파괴하기도 했다. 이번 공격도 이런 만행의 연장선에 있다.
이슬람국가는 이미 중동 여러 나라로 확산된 상태다. 우리나라 교민이나 공관, 기업체 등이 이들의 무차별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들의 동향을 주시하며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잖아도 리비아에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의 붕괴 이후 1700여 개의 무장세력이 난립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재외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 가운데 하나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는 이미 너무 많은 죄를 저질렀다. 이들이 발붙일 터전을 없애는 것은 지구촌의 과제가 됐다. 하지만 문제가 다 해결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건이 더 일어날지 모른다.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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