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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02 18:58 수정 : 2015.06.02 18:58

수출 경고음이 심상찮다.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준 월간 수출액이 올해 들어 다섯달 내리 감소했다. 5월엔 감소폭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내수 기반이 허물어진 마당에 버팀목인 수출마저 기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출 부진이 잠시 지나갈 비구름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당장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시장 여건부터 녹록지 않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약해진데다 내수 활성화 위주로 경제정책 방향을 틀다 보니 우리나라로부터 중간재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일본의 과감한 돈풀기 행보는 엔화 약세를 부추겨 주요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다소 반등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국제 유가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도 수출엔 악재다.

이러다 보니 우리 주력 제품 13개 가운데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늘어난 품목은 단 3개뿐이다. 연초 올해 수출 증가율을 3.7%로 전망한 정부의 판단과는 영 딴판이다. 경상수지가 역대 최장기간인 38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는 해도 무작정 좋아라 할 게 못 된다. 실상은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갈수록 굳어지고 있어서다.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대로 수출마저 흔들린다면 우리 경제의 위험수위는 한층 높아지기 마련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속성상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겨 경제 전반에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수출 대기업에 딸린 중소업체의 고용과 내수에도 영향을 끼쳐 서민의 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정부는 대외 변수 탓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수출 부진의 여파가 희미한 국내 경기 회복 신호에 상처를 덧내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야 한다. 어차피 수출 환경은 변하고 있다. 판에 박힌 수출진흥대책을 되풀이해 쏟아내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새로운 산업구조 판짜기와 주력제품 개발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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