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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03 18:51 수정 : 2015.06.03 18:51

17년간 장기집권해온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피파)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5선에 성공한 지 일주일도 안 된 블라터 회장이 전격 사퇴한 것은 피파의 부패 혐의에 대한 수사 칼날이 턱밑까지 이르렀기 때문이겠다. 스위스 검찰과 미국 법무부는 최근 피파 전·현직 고위간부들과 스포츠마케팅 회사 임원 등을 수뢰 등의 혐의로 체포하거나 기소했다. 블라터의 최측근인 제롬 발크 피파 사무총장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오간 뇌물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블라터로서는 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피파가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라는 의혹은 오래됐다. 축구가 세계화하고 거대산업화하면서 피파는 독점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막강한 스포츠기관이 됐다. 올림픽에 맞먹는 규모인 월드컵 축구대회의 개최지 선정과 대회 중계권, 스폰서 계약 등을 둘러싸고 거액의 이권이 피파의 장막 뒤에서 은밀하게 거래되면서 피파는 끊임없는 비리설에 휩싸여왔다. 공익단체라는 이유로 세금이나 감시도 없이 수조원을 주물러온 피파는 스포츠용품 회사나 정치권, 미디어와의 공생관계를 통해 검은 커넥션을 더욱 굳건히 하며 마치 마피아처럼 군림해왔다. 미국 법무부는 피파 간부들이 1990년대부터 월드컵 중계권 등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는 대가 등으로 1억50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수뢰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치 과정에서도 1000만달러 이상의 뇌물이 오갔을 것이라고 한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두고도 뇌물 의혹이 제기돼 스위스 검찰이 수사중이다. 피파는 앞서 이들 의혹에 ‘문제없다’고 밝혔지만, 조사 책임자를 포함해 누구도 믿는 사람이 없다.

피파는 블라터의 사임을 계기로 개혁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투명한 운영과 감시체제 구축은 당연하다. 필요하면 월드컵 운영방식의 혁명적 전환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 체육계에도 그런 비리와 부패가 싹트고 이미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번 기회에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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