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06 22:01
수정 : 2005.10.06 22:01
사설
“500만명에서 1억5천만명의 인명을 앗아갈 수 있다.”(세계보건기구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 “이 바이러스가 변이해 인체에 급속히 확산되는 일은 5년 또는 10년 이내에 일어날 수 있다.”(영국 보건부 의약국장 리암) ”1918년 1년 만에 5천만명을 숨지게 한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 적응하도록 변이된 것이다.”(미국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 등)
수많은 경고가 나왔으나 사람들은 조류독감의 위험성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이 바이러스는 조류에서 조류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믿었고, 극히 예외적으로 조류에서 사람에게 전염될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치명적인 전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 등의 연구 결과는 이런 믿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 바이러스의 치명성은 이에 대응할 면역체계가 사람에겐 없다는 데 있다. 백신이 시판되고는 있지만 바이러스의 빠른 변이와 내성을 감당할 수 없으며, 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은 철새라는 사실도 위험도를 높인다. 미국·영국·프랑스·핀란드·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치료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전체 인구 절반분의 백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보건 당국은 한심할 정도로 속이 편해 보인다. 주어진 일부 예산을 홍보물 제작에 전용할 정도다. 우리가 확보한 백신은 인구 대비 1.5% 정도다.
시간이 많지 않다. 공포가 사회 불안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백신 확보도 중요하지만 백신 원액 생산체제를 갖춰야 한다. 2008년으로 돼 있는 계획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바이러스 연구 및 백신개발 체제를 갖추도록 외교적 역량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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