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06 22:02
수정 : 2005.10.06 22:03
사설
중국산 수산물만이 아니었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말라카이트 그린이 국내산 양식 송어·향어에서도 검출됐다. 벌써 사라졌어야 할 후진적인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쩌다 한두 곳의 문제가 아니었다. 육지에 있는 송어 양식장은 조사를 벌인 65곳 가운데 절반을 넘는 35곳에서 이 물질이 검출됐다. 당국의 관리체계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
말라카이트 그린은 지난 7~8월 중국산 양식 민물고기에서 잇따라 검출돼 온나라를 들썩거리게 한 바로 그 물질이다. 독성이 강해 1990년대 초부터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다는데, 그런 물질이 국내 양식 민물고기에서 검출된 것은 돈에 눈먼 일부 양식업자들이 이를 사용해 왔기 때문일 터이다. 사법기관이 철저히 조사해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말라카이트 그린은 사용불가 물질이란 이유로 검사항목에서도 빠져 있었다니, 오염된 수산물이 이미 많이 유통됐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산 장어 파동 때부터 국산에도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당국은 그동안 세차례나 조사를 하면서도 일부 어종에 대해서만 표본조사를 벌였다. 이번에도 전수조사를 하지 않았으면 그냥 넘어갈 뻔했다. 당국의 안이한 자세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런 일이 있으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선량한 양식업자들과 횟집들까지 큰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당국이 전국의 모든 송어·향어 양식장에 대해 출하를 중지시킨 것은 당연한 조처다. 서둘러 모든 어종의 양식장으로 검사를 확대하고 출하 관리를 철저히 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 어류의 양식이나 운반 과정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지약품 전반에 대한 관리·단속 체계도 재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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