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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19 19:13 수정 : 2015.06.19 21:57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인 29%로 떨어지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일차적 원인이겠지만, 박 대통령의 책임 회피, 본질에서 벗어나는 지시, 자화자찬 등도 지지율 하락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18일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국민 불안을 야기하거나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에 대해 엄중 대응해 달라”고 말한 것도 그렇다. 병역기피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자격 미달자’를 우격다짐으로 총리에 임명한 것도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데, ‘공안 총리’에게 ‘메르스 괴담’ 단속까지 지시했으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국민 불안 야기’와 ‘혼란 가중’의 최대 범인은 처음부터 판단 착오와 늑장 대처로 일관해온 정부다. 잘못된 정보나 유언비어 확산의 근본 원인인 국민의 공포감 해소에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부가 ‘괴담 처벌’이나 들먹이니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불려가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는 모습은 블랙코미디의 절정이다. 삼성병원의 잘못이야 물론 크지만 박 대통령이 지금 남을 나무라고 훈계할 처지인가.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할 사람은 다름아닌 박 대통령이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병원장을 친히 ‘국문’하고, 병원장은 왕 앞에 끌려나온 대역죄인 같은 모습으로 쩔쩔맸다. 우리가 지금 왕조시대에 살고 있나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그랬듯이 ‘질책’과 ‘근본적 대책 주문’은 박 대통령의 변함없는 단골 메뉴다. 박 대통령은 신임 총리에게 “새로운 유형의 재난인 전염병 대응을 위해 방역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지난 참여정부 시절 우리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방역에 성공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점을 뒤돌아보면, 방역체계 마련에 앞서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은 이 정부의 무능이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최근 서울 동대문상가를 방문한 박 대통령의 동정을 알리면서 “상인들이 ‘대통령 최고!’를 외쳤다”는 둥 자화자찬을 일삼고 있다. 그렇게 국민이 ‘대통령 최고’를 외친다는데 지지율은 20%대로 떨어졌으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제발 부끄러움과 염치를 알기 바란다. 그래야 그나마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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