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이 여전히 세계 주요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이 어제 공개한 국정감사자료를 보면, 지난해 새로 발생한 결핵 환자와 재발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8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아이슬란드(3명), 스웨덴(4명), 미국(5명) 등은 물론이고 일본(31명), 멕시코(33명), 포르투갈(45명)과도 큰 차이가 난다. 결핵이 우리로서는 여전히 소홀히 할 수 없는 전염병인 셈이다.우리나라에 결핵 환자가 많다는 건 새삼스런 사실이 아니다. 한국전쟁 등의 영향으로 결핵이 창궐하면서 수십년 동안 결핵 퇴치는 보건 당국이 힘을 기울여온 과제다. 하지만 광복 60돌이 되는 오늘날까지도 결핵 발생률이 이렇게 높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라도 다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계속 줄던 결핵 환자가 지난해 도리어 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새로 발생한 결핵 환자가 2001년 3만4123명에서 2003년에 3만687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3만1503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결핵을 없애려면 무엇보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흔히들 결핵을 가난한 나라의 병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선진국에서도 결핵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에이즈로 면역이 약해지자 결핵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다. 결핵 환자와 보균자가 많은 우리로서는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보건 당국은 결핵의 위험을 알리고 예방하는 데 한치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주거 환경이나 영양 상태가 나쁜 저소득층, 노인과 어린이, 노숙인 등에 대해서는 한층 더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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