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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1 22:28 수정 : 2005.10.11 22:28

사설

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를 연 3.5%로 0.25%포인트 올렸다. 3년 5개월 만에 보는 금리 인상이다. 장기간 금리 인하에 중점을 둬온 통화신용 정책 탓에 부동자금이 넘치고 그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일어났던 데 비춰보면 때늦은 감이 있다.

한은은 그동안 안정보다는 성장 쪽에 기울어 돈의 양과 흐름을 적절히 조절하는 데 실패했다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주어진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정부의 눈치를 너무 본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전직 관료나 관변에 있던 이들이 금융통화위원회의 주류를 이뤄온 탓도 있을 터이다. 물론 2003년 5월 이후 네 차례의 금리 인하를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체로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는 별반 효과를 내지 못하고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등 더 큰 부작용을 낳았다는 평가가 많다. 바둑을 둔 뒤 복기하듯이 한은이 되돌아 봐야 할 일이다.

중요한 건 앞으로 통화신용 정책을 펴나가는 자세다. 이번 금리 인상이 한은이 본연의 구실에 충실하고 통화신용 정책 기능을 회복하는 전기가 된다면 한층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박승 한은 총재는 어제의 금리 인상을 두고 경기와 물가 상황, 자금 동향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투로 설명했다. 그간 정황으로 보면 조금 낯간지러울 법한 합리화로 들리나, 이제는 그리 하겠다는 의지 표현이길 기대한다.

한가지 더 지적할 것은, 박 총재가 “내년까지 경기를 도와주는 금리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못박듯이 말한 대목이다. 현재 한은 앞에 놓인 당면 과제는 자금 흐름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일이다. 자금 흐름과 국제 금리 동향에 따라서는 추가 금리인상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아니하느니만 못한 언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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