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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0.02 18:54 수정 : 2015.10.02 18:54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측근, 매제, 학교 동기 등을 줄줄이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국무조정실이 조사에 나섰다. 그 자신도 국회의원 공천 탈락 뒤 ‘낙하산’으로 공사 사장이 되더니, 곧바로 주변 사람들을 몰래 채용해 수천만원씩의 급여를 챙기도록 했다. 청탁으로 벼슬을 사고, 그 벼슬의 힘으로 토색질을 일삼는 탐관오리를 보는 듯하다.

김 사장은 처음부터 작심했던 것 같다. 그가 공사 사장에 취임한 것은 2013년 12월이다. 이듬해 3월, 김 사장의 매제 이아무개씨가 공사의 서울중앙지사에 파견근로자 형태로 채용됐다. 비슷한 때 김 사장의 18대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 사무국장이던 김아무개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수행경호원이던 김아무개씨도 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지역난방기술에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김 사장의 육군사관학교 동기인 이아무개 공사 비상계획관은 김 사장 취임 직후 임기가 끝났지만 3개월 뒤 일부 지역의 보안을 떼어내 맡는 자리가 신설되면서 이례적으로 재고용됐다. 위인설관인 듯하다. 하나같이 취임 100일도 안 돼 벌어진 인사다. 그렇게 채용된 이들이 출근은 제대로 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도 분명치 않다. 자회사나 지사에 채용해 직원들의 시선을 피하도록 한 것도 수상쩍다. 채용 비리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사 쪽은 이들의 채용을 김 사장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의 어설픈 변명으로 들린다. 뻔히 알 수밖에 없는 가까운 사람들을 채용해 놓고선 이제 와서 몰랐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꼴이다. 그러잖아도 김 사장은 6월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도 화성시에서 열린 한 행사에 공사 이름이 붙은 의류 등 1천만원어치를 후원하고 행사에 직접 참석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공기업 예산을 주인 없는 돈처럼 아무렇지 않게 개인 용도에 쓰는 데 이골이 난 듯하다. 엄정한 수사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김 사장이 공사 사장이 된 것은 2013년 10월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친박 실세인 서청원 현 의원에게 밀려 여당 공천에서 탈락한 것을 달래기 위한 ‘당근’ 성격이 짙다. 당시 낙천에 강하게 반발했던 그는 돌연 태도를 바꿨고, 그 며칠 뒤 사장에 내정됐다. 공천 탈락자를 달래기 위한 이런 식의 ‘낙하산’은 내년 총선에서 대규모로 재현될 수 있다. 낙하산과 그에 이은 토색질의 반복은 이제 없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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