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4 21:30
수정 : 2005.10.14 21:30
사설
정부가 어제 전국에 조류 독감(인플루엔자) 예보를 발령해 유입 차단 및 방역 관련 종합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 병의 세계적인 유행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는 때에, 정부가 주요 감염 경로인 겨울철새 이동철에 앞서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그제 방한한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말로는 우리의 방역 대책이 ‘우수한 사례’라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처음 발생한 이 병의 바이러스는 이미 유럽의 관문인 터키까지 번졌고, 언제든 사람끼리 옮기는 변종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불과 2년 전 이 병을 경험한 높은 위험국이기에 더 빈틈없는 대처가 필요하다.
전염병은 한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다. 정부는 우리보다 방역망이 허술한 북한과의 공동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격리 병상을 늘릴 대책도 시급하다. 치료제 확보도 중요하지만, 예방용 백신 기술 개발과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해야 한다. 지금의 치료제는 증상을 완화하거나 지연시킬 뿐이며, 초기에 재빨리 백신을 공급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벌써부터 닭과 오리 농가의 출하와 가공업체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고 한다. 중국산 김치 파동 등으로 어느때보다 국민의 밥상 걱정이 많은 터라 양계 농가와 관련 업계의 피해 우려도 깊다. 삼계탕 먹기 행사까지 해가며 양계농가 살리기에 나선 것이 바로 엊그제다. 조류 독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차분한 대응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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