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4 21:31
수정 : 2005.10.14 21:31
사설
열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어제 막을 내렸다. 우리 영화인들이 맨주먹 맨발로 일군 이 영화제는 불과 10년 만에 토론토·로테르담·로카르노 등과 함께 젊은 국제영화제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27개국 170편의 영화로 시작한 것이 이제 73개국 307편으로 커졌다. 여기엔 월드프리미어(처음으로 개봉되는 영화) 61편, 인터내셔널프리미어(타국에서 처음 상영되는 영화)가 28편, 아시아프리미어 87편이 포함돼 있다. 높아진 위상은 지난 8월 말 열린 베니스영화제 개막식에서 김동호 위원장의 자리가 칸·베를린 영화제 위원장 사이에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그 공로를 한결같이 열정적이고 헌신적이었던 부산시민에게 돌렸다. 영화인들은 남포동 선창가나 거리, 극장에서 그런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으로 보답했다. 그래서 부산영화제는 관객이 주체가 되는 특별한 영화제로 발전했다. 세계영화의 변두리로 인식되던 아시아 영화, 영화인에 초점을 맞춰 정체성을 분명히한 것이나, 권위와 형식 파괴로 신예의 꿈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게 한 것도 성공 요인이었다.
규모가 커지면서 관객이 주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남포동에서 해운대로 중심축의 이동과 함께 남포동의 소박한 어울림 대신 영화인 중심의 행사로 치우친다고 한다. 모두가 주인공인 전통은 지켜져야 한다. 새 동력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도쿄·홍콩 영화제는 정부 지원으로 필름마켓을 열고 있다. 부산영화제도 계획은 하고 있지만 20~30억원의 예산이 문제다. 아시아필름아카데미 등 차별성 있는 프로젝트도 확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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