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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2.15 19:00 수정 : 2015.12.15 19:00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채용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보호하고자 조직적으로 은폐에 나선 사실이 관련자 사이에 오간 대화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정부 입김이 센 공공기관이 ‘최경환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선 건, 최 부총리가 실제로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한겨레>가 14일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임채운 중진공 이사장은 10월22일 인사 책임자인 권아무개 실장에게 “최경환을 보호해야 한다. 최 부총리가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인사 채용 비리 당시 인사 총괄 부서장을 맡은 인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임 이사장은 또 “(최 부총리가) 대미지를 입으면 흔들린다는 것만 알아라”라는 말도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진 건, 최 부총리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황아무개씨가 2013년 중진공 공개채용에 합격하면서다. 중진공은 서류전형에서 2299등을 차지한 황씨의 점수를 두 차례나 조작해 1차 합격자(174명)에 넣었고, 면접 성적마저 고쳐 최종합격시켰다. “내부적으로 탈락시키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합격자 발표 전날 박철규 이사장(당시)이 최 부총리를 만나고 와서 ‘그냥 합격시켜라’라고 지시했다”는 공단 관계자들의 일관된 증언도 잇따랐다.

이로써 부정의 ‘몸통’은 놔두고 ‘꼬리 자르기’에만 매달린 검찰과 감사원의 책임도 커지게 됐다. 감사원은 중진공을 상대로 감사를 벌이고도 청탁 주체를 ‘외부’라고만 에둘러 표현했고, 검찰도 박 전 이사장과 권 실장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을 뿐 최 부총리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당시 중진공 신입사원 공채엔 모두 4500여명이 지원했다. 이들 가운데는 면접 기회조차 박탈당했거나 합격권에 들 성적인데도 억울하게 고배를 마신 피해자도 있었을 것이다. ‘최경환 인턴의 기적’이란 비아냥마저 나오는 마당에, 청년 일자리와 청년희망펀드 운운하는 정부의 말이 청년에게 얼마나 먹히겠는가.

주요 핵심 요직마다 모교인 ‘대구고 인맥’을 앉힐 만큼 실세로 통하던 최 부총리는 “경제는 저 말고도 더 잘할 분이 많다”는 황당한 소리를 내뱉고는 여의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부당 압력과 거짓말로 점철된 ‘최경환 게이트’를 흐지부지한 채 마치 개선장군처럼 행세하도록 하는 것이 정녕 이 나라의 법치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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