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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7 23:22 수정 : 2005.10.17 23:22

사설

우리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어떤 명목을 끌어대든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것이며,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을 줄곧 펴 왔다. 동아시아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바라는 시민들 사이에는 국적을 불문하고 이런 주장이 광범위한 공감을 얻고 있다. 성숙된 동아시아 공동체의 발전을 바라는 여론의 존재를 모를 리 없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어제 에이급 전범들이 함께 봉안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되될리려는 폭거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고이즈미 총리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신사 본전 안으로 올라가지 않은 채 평복 차림으로 참배한 뒤 “총리가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했다”며 개인 자격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부전결의를 다지며 아시아 나라들과의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판에 박힌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아무리 궤변을 늘어놓는다 하더라도 총리가 국제적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신사를 참배한 사실에는 차이가 있을 수가 없다. 그런 부적절한 행위로 이 지역에서 초래될 수 있는 각종 파문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태를 중시하는 것은 지난 9월 일본 총선 결과 집권 여당의 의석이 중의원에서 개헌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릇된 역사인식에다 수구세력의 의회 지배가 겹쳐지면 동아시아의 공동체 건설은커녕, 불신과 알력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이성적 판단을 하는 이 지역의 시민세력이 연계를 강화해 일본내 수구세력의 발호 움직임을 견제하지 않으면 동아시아는 국제협력의 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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