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8 21:47
수정 : 2005.10.18 21:47
사설
우리나라가 주빈국을 맡은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오늘 새벽 막을 올렸다. 110 나라에서 1만2천여 출판사가 참여하고, 30만명의 관람객과 1만명의 취재진이 찾는 세계 최대 규모다. 우리가 이번 도서전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주빈국한테는 그 나라 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에 이어 ‘문화 올림픽’을 치르는 셈이다.
도서전 기간에 우리는 출판·문학 외에 음악·연극·미술 등 모두 29개 분야에 걸쳐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른다. 전통 종묘제례악과 현대적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동시에 무대에 오르고,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이 독일 구텐베르크 성경과 나란히 전시된다. 정보통신 기술의 우수성을 접목한 ‘한국의 책 100권-유비쿼터스 북’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번 도서전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일본은 1990년 주빈국 행사를 계기로 전세계에 일본 문화를 심는 데 주력했다. 4년 뒤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주빈국 관련 행사만 현지 언론에 4천여회 가량 보도된다고 한다. 이번 도서전이 “한국 문화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유럽과 온 세계에 알리는 계기”(위르겐 보스 조직위원장)가 될 수 있도록 행사 관계자들의 분투를 바란다. 지난 2년여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행사 준비에 흘린 땀이 세계인의 감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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