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적 진보정당으로서 이런 성공은 우리 정치사에 큰 의미를 지닌다. 민노당의 원내 진출은 보수 일변도의 정치판을 변화시키고 지속적으로 진보적인 의제를 생산할 길을 여는 등 다원사회의 기반을 만들었다. 또한 진성 당원 중심의 당 운영으로 우리나라 정당 민주주의의 한 본보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민노당 5년의 공적과 능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아직 절반의 성공에 머물러 있으며,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온다. 이런 한계는 국가보안법 철폐나 비정규직 보호 등은 물론, 사회복지, 조세형평, 사교육비 절감 대책 등에서 내세운 구호만큼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궁극적인 당위성만 앞세울 뿐, 현실적 적합성을 따져 구체적인 실천 수단을 강구하는 정책역량이 모자라는 탓이다. 또한 수시로 불거지는 당내 정파 갈등도 큰 걸림돌이다. 현실 대중정당으로서 적응력을 기르는 것이 숙제라고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제3당으로서 자긍심과 함께 책임의식을 키워야 한다. 현실적인 민생정책들을 생산하기 위해 민의와 국민 정서에 터잡으려는 노력과 치열한 토론, 정책 산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당내 갈등을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 승화하기 위한 소통 프로그램 마련도 시급하다. 대기업 노조가 지지의 큰 바탕을 이룬다는 점에서 최근의 기아차노조의 도덕성 문제나 비정규직 희생 문제 등에서 앞장서 대안을 내는 모습도 아쉽다. 민주노동당은 500만 지지층의 바람을 반드시 구현한다는 자세로 정책능력을 계발하는 데 더욱 힘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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