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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도권 연대’의 끈 놓지 말아야 한다 |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6일 야권 통합이나 연대는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은 3당 경쟁 체제를 만들려고 나온 정당이다. 야권 통합으로 의석을 몇 석 더 늘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국민의당과 저는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고까지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물론이고 최소한의 선거 연대마저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4·13 총선은 ‘1여 다야’ 구도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 현 정권의 지난 3년을 투표로 평가하려는 유권자들에겐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국민들 사이엔 ‘제3의 정치세력’에 대한 일정한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다. 안철수 대표가 더민주를 탈당한 직후 한때 20% 가까운 지지를 받은 게 그걸 말해준다.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다시 통합하자는 건 명분이 없다’는 주장도 그래서 일리가 있다. 하지만 통합이 어렵다고 해서 최소한의 선거 연대 가능성마저 완전히 닫아버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의당 역시 새누리당 독주 저지를 목표로 내걸고 출범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안 대표는 3당 경쟁 체제를 통해 정권교체의 확실한 희망을 국민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이 지금 당장 원하는 건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권 견제’다. 모든 분야에서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난 3년간의 국정운영 방식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분명하게 경종을 울려 달라는 것이다. 이번 총선엔 단지 ‘의석 몇 석’이 걸린 게 아니다. 중산층·서민의 생존권과 야당의 미래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야당에 어느 국민이 정권교체의 믿음을 줄 수 있겠는가.
안철수 대표는 “적들에 둘러싸여 광야에 서 있다. 죽을 수도 있다”고 결연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옥쇄’를 말하기 이전에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이들의 소망과 심정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여야 박빙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1여 다야’ 구도로는 야권 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부인하긴 어렵다. 통합이나 전국적 연대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수도권에서라도 야권이 손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이번 총선이 ‘박근혜 정권 중간평가’라는 정치적 의미를 뚜렷하게 살릴 수 있다. 야권은 마지막까지 선거 연대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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