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3 20:07
수정 : 2005.10.23 20:07
사설
수산물에서 발암 의심 물질이 검출되고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나오더니, 이번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 요즘이 어느 땐데 기생충 알이 든 김치가 시중에 나돈단 말인가. 사람 몸에 얼마나 유해하냐는 나중 문제고, 불안해서 음식을 사먹을 수 있겠는가.
당국은 즉각 문제가 된 제품의 폐기와 통관보류 조처를 내리고, 중국 김치 공장 등록 및 인증 제도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통관 검사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소비자의 불신과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 당국이 납 검출 김치의 안전성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혼란을 부추긴 터라 더욱 그렇다. 말썽이 날 때는 대책을 세운다고 요란을 떨다가 잠잠해지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도 한두번 겪은 게 아니다.
이젠 식품안전 기준을 완전히 뜯어고칠 때가 됐다. 기준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되, 김치 같은 주요 식품의 기준은 훨씬 엄격하고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또 외국의 식품 안전 연구 동향을 철저하게 검토해서, 아직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은 유해물질일지라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유해물질 검사기관의 인력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처벌 강화다. 제아무리 기준이 엄격하고 검사가 철저해도 처벌이 솜방망이 같아선 불량 식품의 유통을 막을 수 없다. 유해 식품을 수입하거나 팔다가 걸리는 일이 반복되면 아예 식품 관련업계에서 퇴출시키는 등의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 ‘먹는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다간 큰코 다친다’는 인식이 자리잡지 않는 한 제2, 제3의 중국산 김치 파동을 막기 어렵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국민들이 먹는 것만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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