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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8 21:00 수정 : 2005.10.28 21:00

사설

‘윈도’ 운영체제로 세계 컴퓨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움직임을 이유로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회사는 그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분기 보고서에서 “윈도 미디어 기술을 윈도에서 제거하거나 한국 시장에 맞춰 재설계하도록 요구할 경우 시장을 철수하거나 새 제품 시판을 지연시킬 필요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목은 미래 위험 요인을 투자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기에, 철수를 실제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한국엠에스(MS)도 “사업 철수를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과징금 부과도 함께 거론하면서 유독 우리나라 시장 철수 가능성만을 밝힌 건 사소하게 볼 일이 아니다.

공정거래위가 윈도에 미디어플레이어 등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제재 여부를 심사하는 와중에 나온 이런 언급은 그 자체로 간접적인 압력 행사다. 물론 제재 결정이 나더라도 사업을 철수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윈도 의존도가 워낙 높아서 가능성 거론만으로도 압력이 된다는 걸 이 회사는 잘 알고 있다. 포털 등 많은 인터넷 업체들이 이 회사 기술에 의존하고, 전자정부 서비스는 이 회사의 ‘인터넷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이용할 수 없다. 오죽했으면 국가사이버안전센터장이 ‘윈도98’의 유지보수 연장을 간청하다시피 했겠는가. 당장 편하다고 마구 들여와 쓰다가 우리 스스로 발목이 잡힌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이 회사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자칫하다간 일개 미국 기업이 정부 정책과 정보산업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관련 업계도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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