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8 21:01
수정 : 2005.10.28 21:01
사설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병영문화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엊그제 정부와 여당이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내무반’을 ‘생활관’으로 바꾸는 등의 대책을 마련한 것도 이런 사회적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육군의 한 장성이 상습적으로 부하 사병을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 가당치 않은 것은, 육군 당국이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장군에게는 서면 경고만 하고 인터넷을 통해 이를 공개한 사병에 대해서는 징계 조처를 내린 일이다.
오랜 세월 획일적 가치 아래 조성된 전근대적 병영문화를 개선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일선 지휘관을 포함한 군 간부들의 의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군의 특성상 간부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개선책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일선 부대 최고 지휘관과 군 수뇌부의 의식이 어디에 멈춰 서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낡은 병영문화에 안주한 채 자신의 당번병을 마치 몸종처럼 부리려는 따위의 구시대적 사고방식으로는 자존심과 개성으로 무장한 신세대 사병을 제대로 통솔할 수 없음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군 지휘관 중에는 열린 리더십으로 병영을 지휘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문제는 일방통행식의 옛적 지휘관행을 고집하는 일부 지휘관들의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에 있다. 이런 지휘관들일수록 일사불란한 지휘복종 체계를 강조하면서 군의 전투력은 여기에서 나온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직속 부하를 머슴같이 여기면서 인격을 짓밟는 방법으로는 참다운 복무체계가 세워지기 어렵다. 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간부들의 의식 전환을 병영문화 개선의 제일 앞자리에 놓아야 한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