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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10 17:06 수정 : 2016.08.10 19:42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새 지도부가 11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한다. 대통령이 여당의 새 지도부 출범을 축하하는 자리다. 대통령과 집권여당 지도부가 만나는 건 새로울 게 없지만, 이번 오찬은 특히 관심을 끈다. 대통령 비서 출신 대표가 이끄는 여당과 청와대의 향후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이정현 대표는 10일 축하 난을 들고 찾아온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대통령과 맞서는 게 정의인 것 같은 인식을 가지면 여당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 여당은 대통령을 대하는 자세가 야당과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대통령 국정운영 방식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던 당내 비주류를 겨냥한 말로 들린다. ‘대등한 당-청 관계’ 설정이 과제인 현시점에 적절한 발언이라 하기는 어렵다.

지금 정국은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만나 덕담이나 나누고 헤어질 만큼 한가하지 않다. ‘정권의 위기’라 해도 좋을 만큼 여러 방면에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불만이 높은 시점이다. 대통령만 이런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 오찬은 이정현 대표가 최근 현안에 대한 국민의 생각과 바람을 허심탄회하게 대통령에게 전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란 세간의 시각에서 이 대표는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양파껍질 벗겨지듯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우병우 수석을 왜 대통령은 감싸고 있는지 국민은 이해하질 못한다. 우 수석 교체는 야당만의 주장이 아니라 새누리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다수 후보가 공감했던 바이다. 이정현 대표 역시 <한겨레> 인터뷰에서 “우 수석이 정부·여당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런 여론을 대통령에게 분명히 전달해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하는 게 집권여당 대표의 역할일 것이다. ‘잘못이 드러난 게 없는데 왜 바꾸느냐’는 청와대 입장을 되풀이해선 새누리당은 ‘도로 친박당’ ‘청와대 시종’이란 비판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이 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걸 가장 앞에 두고 일하겠다”고 누누이 밝혔다. 대통령과의 오늘 만남은 이 대표의 우선순위가 ‘대통령’인지 ‘국민’인지를 가르는 리트머스시험지가 되리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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