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9월 서비스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달보다 5.4% 늘어났다.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4.4%라고 한 최근 한국은행 발표와, 9월 산업 생산 증가율이 7.2%에 이르렀다는 통계청 발표에 이어 나온 고무적 지표다. 한은이 밝힌 3분기 성장률은 사실 속보치였다. 7~8월분은 확정치가 반영됐지만, 9월분은 예상치를 토대로 산출됐다. 9월 산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 동향은 9월에도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졌음을 확인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가볍지 않다.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불안 요인도 만만찮다. 지표로 나타난 경기 흐름을 애써 평가절하할 필요도 없겠지만 낙관할 상황도 못 된다. 고유가와 불투명한 미국 경제 흐름 등 대외변수는 차치하고 국내만 보더라도 투자는 9월에도 감소했다. 전반적인 서비스업 생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도·소매업은 2.1% 증가에 그치며 앞달의 4.2%보다 증가 폭이 둔화했다. 내수 회복 쪽의 핵심인 두 부문의 부진은 경기 회복의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한다. 전체적인 지표는 좋지만 내용은 튼실하지 못한 셈이다.
경기 흐름에 뒤처져 있는 투자를 살리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힘쓰지 않으면 다시 뒷걸음칠 수도 있는 민감한 국면이다. 투자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도 풀어야겠지만, 당장은 혁신도시 선정과 이와 연계된 수도권 공장 허용 문제, 부동산 대책 관련 입법 등 경제 현안을 하나하나 매듭짓는 게 급한 과제다. 그래야 기업을 포함한 경제 주체들이 의사결정 방향을 분명히 잡을 수 있다. 경제 흐름은 상당 부분 심리에 좌우된다. 이런 점에서 정치권도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으로 불안 심리와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행태를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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