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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공작정치, 총연출자는 우병우 수석 아닌가 |
비열한 음모와 공작, 교활한 언론 플레이와 협박 전술, 폭로전을 통한 물타기 작전…. 요즘 청와대가 보이는 행태는 유신 시대부터 이어져 온 ‘못된 정치’의 총집합체다. 국가 최고기관으로서의 체면이나 자존심, 염치는 모두 벗어던졌다. 권력의 추악함이 어디까지 이를 수 있는지를 청와대는 생생하고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런 모든 공작 활동의 중심에 비리 의혹 당사자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가 나서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대우조선해양 고위층 연임 부탁 로비 사실을 폭로한 것부터 그렇다. 익명의 관계자는 과연 누구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을까. 그리고 그에게 정보를 건네주고 언론 플레이를 지시한 진원지는 어디인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도 그렇지만 폭로 내용의 기밀성이나 현재의 여권 권력지도 등에 비춰볼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의혹의 눈길이 향할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기획·연출’은 청와대가 맡고, 국회의원과 익명의 고위 관계자 등이 적절히 ‘배역’을 나눠서 톱니바퀴처럼 치밀하게 공작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국회의사당이, 때로는 입맛에 맞는 언론사가 공작의 무대와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청와대는 우병우 비리 의혹 사건을 ‘음모론’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정말 비열한 음모와 공작을 펼치는 것은 바로 청와대다.
청와대는 조선일보에 대한 공격이 효험을 발휘하고 있다고 흡족해할지 모르지만 그럴수록 청와대와 우 수석의 몰상식만 더욱 대비될 뿐이다. 조선일보는 어쨌든 송 주필의 사표를 수리하고 그의 일탈 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미흡하기 짝이 없는 대응이지만 청와대는 바로 그 ‘해임’과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 바로 언론과 권력의 차이라고 우길 것인가. 자신들이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지목한 조선일보도 최소한의 조처를 하는데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청와대를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옳을까.
‘우병우에 의한, 우병우를 위한, 우병우의 청와대’. 지금의 청와대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그렇다. 그리고 그 청와대는 지금 ‘대우조선 게이트’로 ‘우병우 비리 의혹’을 덮으려는 추악하기 짝이 없는, 그리고 불가능한 발버둥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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