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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05 18:02 수정 : 2016.09.05 18:02

온갖 도덕성 의혹에도 불구하고 장관에 오른 김재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또다시 ‘자격 미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장관은 모교인 경북대 동호회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과 음해,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며 “시골 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의와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는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면서 “장관으로 부임하면 (언론 등을 상대로) 법적인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덕성 의혹의 당사자가 오히려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것은 이제 박근혜 정권 사람들의 전매특허로 자리잡은 모양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이 그러더니 이제는 신임 장관까지 덩달아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 분명한 사실은 김 장관이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은 ‘흙수저’여서가 아니라 오히려 ‘금수저 특권’ 의혹들 때문이다. 7년간 한 푼도 오르지 않은 전세금, 아파트 헐값 분양, 연 1%대의 초저금리 대출 등은 모두 그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기관들을 상대로 ‘갑질’을 한 의혹들이었다. 이런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라고 우기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의 글은 온통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 대한 폄하와 언론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공직자의 도덕성을 가리기 위한 국회나 언론의 임무를 존중하는 태도는 털끝만큼도 엿보이지 않는다. 특히 그가 언론에 대한 법적 조처를 다짐하면서 “더 이상 지방 출신이라고 홀대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대목은 더욱 쓴웃음을 짓게 한다. 그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것은 이 정권이 선호하는 특정 지역 출신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지고 보면 그는 ‘홀대’를 받은 것이 아니라 ‘특혜’를 받은 것이다. 그런 엉뚱한 논리로 자신을 변호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 자체가 장관으로서의 자격 미달을 웅변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부적격’ 의견으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김 장관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또다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켰다. 대통령이 오기와 불통으로 일관하니 장관들도 덩달아 적반하장으로 나서는지도 모른다. 그렇잖아도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국정에 또다시 자격미달·안하무인 장관들이 합류했으니 나라 꼴이 어떻게 될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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