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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0.27 17:22 수정 : 2016.10.27 17:22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과 비리 의혹이 속속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이번에는 케이스포츠재단이 경영권 분쟁으로 궁지에 몰려 있던 롯데그룹에서 70억원의 추가투자를 받아낸 사실이 확인됐다. 롯데가 애초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45억원을 낸 것까지 합하면 모두 115억원을 낸 것이다. 10여일 만에 반납하긴 했으나 경영권 분쟁에다 검찰 수사까지 임박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갈취에 가깝다. 에스케이그룹과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최씨와 안종범 청와대 당시 경제수석(현 정책조정수석)이 깊이 개입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청와대 수석이 공갈단을 방불케 하는 짓을 한 셈이니 기가 찰 일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올해 3월17일 케이스포츠재단 관계자 2명이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를 찾아가 사장과 상무 등을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등에 관해 설명하며 투자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이들은 몇 차례 더 만났고 롯데 쪽은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히고 5월초에 70억원을 5~6개 계열사 명의로 나눠 송금했다.

안 수석은 롯데와의 면담 직후 재단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롯데와 얘기가 잘되고 있는 거냐”고 확인하는가 하면 “브이아이피 관심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는 신동빈·신동주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다 검찰이 내사를 진행하던 무렵이었다는 점에서 대가성이 농후한 뇌물로 볼 소지도 다분하다. 입금 10여일 만에 되돌려준 경위도 석연찮다. 재단 쪽은 “체육인재 육성사업에 필요한 터 매입이 어려워졌고 최씨가 ‘돌려주라’고 해서 다시 돌려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돈을 돌려준 지 10여일 뒤인 6월10일 검찰이 240명을 동원해 롯데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걸 보면, 청와대 내부를 손금 보듯 들여다보던 최씨가 이를 뒤늦게 감지하고 서둘러 돌려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내부문서 유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두 재단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안 수석과 최씨 역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는 대통령의 20일 발언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증거인멸을 자신하는 모양새다. 검찰과 앞으로 탄생할 특검의 진상규명 책임이 그만큼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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