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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3 19:47 수정 : 2005.11.03 19:47

사설

국산 김치와 배추에서도 기생충 알이 나왔다. 개와 고양이 회충알까지 검출됐고, 비록 적은 양이지만 거의 전국에서 유통됐다고 한다. 국내산은 안전할 거라고 믿었던 소비자들은 기가 막힐 따름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집에서 담가 먹는다고 안전하겠냐’는 항변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검역당국은 산지에서 배추를 재배하고 김치를 제조·관리하는 과정에서 인분뿐 아니라 개와 고양이의 배설물에 직간접으로 오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전체 유통량의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 영세업체 제품인데다 검출된 기생충 알도 모두 미성숙란이어서 사람에는 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유해성을 과장해 괜한 불안감을 키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소비자의 불안과 혼란은 당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섣불리 안전하다고 발표해 놓고 며칠 만에 뒤집어서는 신뢰와 믿음을 줄 수가 없다. 당국은 배추 외에 다른 밭작물에 대한 불안감을 우선 해소해야 한다. 이번 일로 중국의 국산 김치 수입금지 조처에 대한 국내 반발은 다소 민망하게 됐다. 그러나 중국산 수입 김치의 4분의 1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만큼 두 나라가 자존심을 내세워 네탓 공방을 할 게 아니라 협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 이유는 더 명백해졌다.

‘김치 파동’은 식품안전의 최종 단계인 검역만이 아니라 원재료의 생산·제조 과정 등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났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어제 당정은 식품안전 업무를 일원화하고 관련 예산을 늘리는 한편, 생산과 유통의 전 과정에서 위생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이번만큼은 문제가 생기면 단골 메뉴처럼 강한 대책을 내놨다가 나중에는 뱀꼬리마냥 흐지부지하는 꼴이 돼서는 곤란하다. 국민이 원하는 건 안전한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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