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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6 19:33 수정 : 2005.11.06 19:33

사설

인터넷을 통해서 난자 매매를 알선한 업자가 처음으로 적발됐다고 한다. 이 업자는 난자를 팔겠다는 20대 여성들과 불임 부부들을 연결시켜주고 수수료를 챙겨 왔다. 난자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돈을 받고 난자나 정자를 제공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걸 금지하고 있지만, 난자 매매는 법 이전에 인간의 존엄성 문제와 직결된다. 난자와 정자는 생명 탄생 과정에서 가장 기본을 이루는 인체 세포다. 의학이 많이 발달해 생명 탄생의 신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으나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종교적 측면에서 생명 윤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간 존재의 씨앗인 난자를 섣불리 다루는 건 오만하고 위험한 일이다.

현재의 난자 매매는 대부분 불임 부부들이 아이를 얻기 위한 것이다. 생명 탄생을 위해 생명의 씨앗을 사고파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명을 위해 생명을 상품화하는 꼴이니, 이보다 더한 모순과 비인간화는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여성의 상품화 또는 도구화란 측면에서도 난자 매매는 용납될 수 없다. 게다가 인공적으로 여성의 난자 생산을 촉진하는 행위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배란 유도를 위한 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이 적지 않고, 심하면 난소암이나 난소종양이 생기거나 숨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불임 위험도 있다고 한다. 난자 매매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여성의 생식 능력을 물건처럼 거래하는 행위다.

생명의 씨앗을 돈과 맞바꾸는 난자 매매는 무슨 일이 있어도 뿌리뽑아야 한다. 기증을 위장한 매매를 막으려면 난자 기증의 기준과 절차도 엄격히 규정해야 한다. 이는 우리 모두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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