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22 18:31
수정 : 2016.12.22 18:31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달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달걀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전달 대비 30% 가까이 치솟았다. 대형마트들은 ‘1인 1판’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식당에선 달걀 반찬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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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의 대외비 문건인 ‘전사 계란 수급 캠페인 안내’.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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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국내 제빵 브랜드 1위인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에스피시(SPC)그룹이 직원들을 동원해 달걀 사재기를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9일 이 회사 사옥 지하주차장에서 직원들이 승용차 트렁크에서 달걀을 쉴 새 없이 꺼내놓고 회사는 지게차와 화물차를 이용해 달걀을 제빵공장으로 옮기는 장면이 <와이티엔>(YTN) 카메라에 잡혔다. 이에 대해 에스피시그룹은 “원재료인 달걀 부족을 걱정하는 직원들이 회식비를 아껴 주변 마트에서 달걀을 사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애사심에서 나온 자발적 행위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에스비에스>(SBS)가 ‘전사 계란 수급 캠페인 안내’라는 제목의 대외비 문건을 입수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문건을 보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계란 구입 캠페인을 시행하니 적극 동참해달라”고 나와 있다. 또 달걀 구입처와 결제 방법, 수집 장소·시간, 영수증 처리 절차 등이 도표와 함께 상세히 설명돼 있다. 문건이 공개되자 에스피시그룹은 “해당 부서에서 문건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부서가 시행하던 중 내부 이견 때문에 중단했다”고 말을 바꿨다.
기업 활동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이윤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엔 금도라는 게 있다. 에스피시그룹은 연간 매출액이 5조원이 넘는 ‘준재벌’이다. 파리바게뜨는 빵의 본고장인 파리를 비롯해 해외 매장만 200여개에 이른다. 회사의 비전은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다.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로 모두 고통받는 상황에서 달걀 사재기는 염치없는 짓이다. 탐욕은 반드시 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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