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01.06 18:13 수정 : 2017.01.06 19:48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을 중심으로 물가가 고삐 풀린 듯이 오르고 있다. 여기에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국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탓에 서민들의 입에서 비명이 저절로 나온다.

한 대형마트의 라면 코너.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을 보면, 라면·빵·맥주·콜라 등 최근 제품 가격 인상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품목들 외에도 소리 소문 없이 가격을 올린 상품들이 수두룩하다. 식용유·두부·빙과·시리얼 등 식품과 주방세제·생리대·건전지 등 공산품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에 많게는 20% 가까이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의 여파로 달걀값은 지난 한달 동안 50%나 치솟았다. 오펙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지난해 11월 원유 감산에 합의한 이후 기름값도 본격적인 오름세로 돌아섰다. 6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값이 리터당 1499원으로 1500원 선에 육박했고, 서울은 1610원으로 1600원 선을 넘어섰다. 리터당 1300원대였던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물가 상승과 함께 갈수록 커지는 이자 부담도 걱정이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국내 시중금리도 따라 올라 매달 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만약 예상대로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면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돈 들어갈 곳은 늘어나는데 소득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 동향’을 보면, 물가를 반영한 가계의 실질소득이 2015년 3분기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감소했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감소 폭이 컸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해 4분기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가 증가해도 시원찮을 판에 구조조정으로 되레 실직자가 늘어나고 있으니 소득이 뒷걸음질칠 수밖에 없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고달파지는데도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들의 5일 새해 업무 보고를 뜯어봐도, 서민들의 생활고를 덜어줄 수 있는 속시원한 대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부도덕할 뿐 아니라 무능한 대통령을 뽑은 잘못 탓으로 돌리기에는 고통이 너무 크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