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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8 19:26 수정 : 2005.11.08 19:26

사설

17년 전 일군의 교사들은 참교육, 인간평등 교육, 인성 교육을 기치로 내걸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 교육 현장에서 이들은 촌지 없는 학교, 부패 없는 교정, 차별 없는 교육을 실현해 나갔다. 수구 제도언론과 집권여당, 재벌 등 기득권 세력은 이들을 ‘학원에 침투한 좌경용공 세력’으로 매도했다. 이듬해 교사 1500여명이 해직됐다. 이 미증유의 교단 학살의 배후자는 수구언론이었다.

최근 이들 수구언론은 전교조에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한다. 17년 전 전교조 활동의 중심엔 학생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로지 교사의 이해만 있다고 지적한다. 참으로 가당찮은 표변이다. 이들의 조롱에 가까운 충고에는 나름의 이유와 의도가 있다.

전교조의 가장 큰 힘은 참교육을 향한 헌신, 교단과 사회 민주화에 대한 기여,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였다. 이것은 권위주의를 이겨내고 전교조 합법화를 이뤄낸 힘이었다. 전교조 합법화는 기득권과 권위에 대한 순응을 거부하는 민주적 인간의 양성을 제도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을 뜻했다. 권위주의에 익숙한 기득권층에겐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 반전의 기회가 왔다고 보고 있다. 교원평가제의 거부로 전교조가 힘의 원천인 학생·학부모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권위주의의 부활을 꾀한다. 인간을 도구화하고 차별과 순응을 제도화하려는 권위주의적 교육의 잔재를 유지시키려는 것이다. 학교 민주화의 최대 쟁점인 사립학교법 개정, 제왕적 교장 임명제 개선, 근무평가제 혁신 노력의 저지가 그것이다.

전교조가 지금 학생·학부모 곁에 서는 것은 후퇴가 아니다. 지금까지 전교조를 이끌어온 참교육이란 대의의 실천을 통해 학원민주화를 완결하기 위한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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