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08 19:26
수정 : 2005.11.08 19:26
사설
북한핵 5차 6자 회담이 오늘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회담 대표들이 18~19일 부산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에 두루 참석해야 하므로 일정 압박이 크지만,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더하다. 4차 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에 따른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할 디딤돌을 성공적으로 놓아야 한다.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를 받은 9·19 공동성명은 참가국들의 적극적 의지에 바탕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북한과 미국의 정치적 결단과 약속이 핵심 고리다. 두 나라가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입각해 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신뢰를 쌓아갈 때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갈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안에서 강경파들이 “북한에 지나치게 많이 양보했다”며 협상 대표들을 압박하며 견제한다는 소식은 이런 우려를 더하게 한다. 크리스토퍼 힐 대표가 북한 방문 추진을 포기한 배경에 강온파간 갈등이 있다는 분석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이런 터에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다시 ‘폭군’으로 지칭한 것은 애써 쌓은 신뢰를 해치고 미국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케 만드는 매우 유감스런 언행이 아닐 수 없다. 북한 대표단이 이에 지나치게 반응해 분위기를 악화시키지 않기 바란다.
이번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핵 포기와 5개국의 ’상응 조처‘란 큰 틀을 떠받칠 참가국들의 실천 의지를 가늠하는 자리다. 각국 대표단의 진지하고도 성실한 협상 태도가 긴요하다.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킬 각국의 구상이 분명히 드러나고 이에 바탕해 진솔한 대화가 오가는 생산적인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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