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09 19:43
수정 : 2005.11.09 19:43
사설
방송위원회가 다음달부터 지상파 텔레비전의 낮방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티브이협회 등 관련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유 있는 반발이다. 매체간 균형 발전을 꾀할 대책이 제시되지 않은 탓이다.
방송위의 결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케이블이나 위성 텔레비전이 종일 방송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상파 방송만 에너지 절약 등을 이유로 규제하는 건 비현실적인 측면이 있다. 낮방송 허용에 따른 추가 전력소비도 과거 전체 전력소비가 적을 때만큼 큰 경제적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하지만 케이블티브이협회 등의 반발도 당연하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등 기타 방송의 광고수익이나 시청 점유율은 대략 8 대 2 수준이다. 개별 방송사의 규모로 보면 아예 비교도 안 된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사들은 드라마나 스포츠 전문 채널 등을 통해 케이블이나 위성 방송에 진출한 상태이고, 이런 채널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런 여러 사정을 볼 때, 확실한 매체간 균형발전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지상파 텔레비전의 낮 방송만을 서둘러 허용한 건 문제가 있다. 매체와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은 방송산업 수준 향상은 물론 시청자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지상파 낮방송 내용에 대한 규제도 부실하다. 1년 동안 오락프로그램 편성비율을 30% 이내로 제한하는 정도로는 곤란하다. 어린이 프로그램 자체 개발 등 낮방송 취지에 맞는 노력 의무도 부과해야 한다.
지상파 방송은 한정된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만큼 다른 매체보다 사회적 책임이 훨씬 크다. 방송위는 지상파 방송의 공공성 확대와 매체균형 발전에 필요한 대책을 하루속히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상파만 싸고 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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