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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14 18:10 수정 : 2017.04.14 18:16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4일 <에이피>(AP)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전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원할 때 언제든 6차 핵실험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성렬 부상의 발언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인 4월15일을 맞아, 외부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엄포의 성격이 짙어 보이긴 한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이 북한 핵실험 징후를 보도하고 있고, 안보 전문가들도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이미 끝마쳤다는 소식을 전하는 상황이다. 한반도 정세가 점점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지금 긴장이 높아지는 배경을 보면,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재진입과 ‘대북 선제타격’ 또는 ‘군사적 옵션’ 등을 거론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극적 메시지가 직접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는 구축함 2대를 최근 한반도 인근에 배치했다고 한다. 만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할 수 있음을 시위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겠다고 말하지만, 자칫 우발적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시리아 공격에 이어 13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최강 폭탄’ GBU-43을 투하했다. 북한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맞선 북한의 도발적 발언과 핵실험 또는 장거리미사일 발사 준비와 같은 행동은 긴장과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뿐이다. 북한이 생존을 이유로 핵개발을 시작한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훨씬 위태로워졌고 평화와 공존의 희망은 줄어든 게 사실이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군사적 실험과 협박성 엄포가 북한의 안전과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북한 지도부는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남북한뿐 아니라 주변 국가 모두에게 재앙적 결과를 초래한다. ‘전쟁을 불사하지 않고 전쟁을 막을 수 없다’는 식의 강경 주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는 이유다. 서로 기싸움을 벌이는 듯한 미국과 북한의 긴장고조 행위는 남북한 국민 모두를 인질로 삼는 행위나 다름없다. 김정은 북한 정권은 더이상 사태를 악화시키는 도발적 행동을 벌여선 안된다. 강경책이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금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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