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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18 17:45 수정 : 2017.04.18 17:45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가 무차별 ‘색깔공세’와 노골적인 지역주의 조장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기존의 이념·지역 구도를 무너뜨리며 선거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유권자들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시대착오적 구태정치라 아니할 수 없다.

홍 후보가 18일 울산 남창시장 유세에서 한 발언은 귀를 의심하게 한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걸 북한과 상의할 것”이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대북정책에 한해 한국 대통령은 문 후보가 아니라 김정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친북좌파인 박지원 대표가 안 후보 대신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 정당이 선거 때면 으레 철 지난 이념공세를 펴곤 했지만 대통령후보가 직접 상대 후보를 겨냥해 이런 식으로 직설적인 색깔론을 퍼부은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최소한의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일방적 낙인찍기요 유권자를 겁박하는 비겁한 행태다. 유권자의 70~80%에 이르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이 대선에서 결국 북한 지도자를 뽑게 된다는 논리가 도대체 말이 되는가.

색깔론은 유권자의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키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합리적 이성을 갖춘 보수층에서도 이젠 색깔론에 고개를 젓고 있다. 그런데도 홍 후보가 선거전이 본격화하자 다시 낡은 레코드를 트는 이유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정상적 방법으로는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색깔론을 동원해서라도 보수 표를 결집시켜 보겠다는 셈법일 것이다.

홍 후보의 지역주의 조장 발언도 치졸하기 이를 데 없다. “호남은 두 사람이 나눠 먹게 돼 있으니 영남이 결집하면 대선에서 이긴다”며 영남 지역 정서를 한껏 자극했다. 대구 유세에선 “좌파 셋에 우파 하나가 나왔는데, 선거에서 못 이기면 정말 우리는 낙동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고 극언을 했다. 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는 낡은 행태다.

홍 후보는 그전에도 ‘막말’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보수층조차 등을 돌리게 했다. 보수의 적자를 자처하려면 최소한의 품격이라도 갖추는 게 그나마 보수 유권자들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는 길이다. 왜 자신이 보수층에게도 외면받고 있는지, 제 얼굴에 침 뱉는 식의 막말에 원인이 있는 건 아닌지 겸허히 돌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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