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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공무원 증원, ‘공공서비스 확충’이 핵심이다 |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1일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했다. 대통령 취임 뒤 100일 안에 국정 시스템과 재정·세제 등 각종 정책수단을 일자리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정부 조처만으로 추진 가능한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다음주에 일자리 창출 사업에 예산을 집중 배정한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읽을 수 있어 반갑다. 하지만 그 가운데 공무원 증원은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기보다 ‘공공서비스 확충’을 목표로 삼고 신중하게 추진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무원 증원 17만4천명 등 모두 81만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임기 중에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81만개란 숫자는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을 3%포인트 높인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그러나 3%포인트가 81만개라는 근거도 부실하거니와, 왜 3%포인트를 올리자는 것인지도 모호하다. 일자리 창출이란 화두는 놓치지 않되, 숫자에 지나치게 얽매이지는 말아야 한다.
정부는 우선 올해 하반기에 공무원을 1만2천명 증원한다. 소방직, 경찰, 사회복지, 부사관을 1500명씩 추가 선발하고, 생활안전 분야와 교사를 3천명씩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증원 목표 17만4천명의 10%에도 미치지 않으니 실행에 옮겨도 잘못될 일은 없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나 소방관 등은 정원도 못 채우고 있어 증원이 시급한 형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년, 내후년에도 공약한 목표 숫자를 맞추려고만 한다면, 급하지 않은 공공서비스 확충에 많은 재정을 투입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공무원을 증원하려면 어떤 공공서비스를 얼마나 더 확충할 필요가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재정 소요는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설득력 있는 중기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
공공부문의 고용 조건은 민간부문에 견줘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이에 따라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공기업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인재가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려가는 동안 공공부문에 대한 보상 확대를 억제하여, 민간부문과 보상 차이를 좁혀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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