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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06 17:54 수정 : 2017.11.06 19:04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9명이 6일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9일께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할 예정이어서 ‘보수 개혁’ 기치를 내걸었던 바른정당의 분당이 현실화됐다.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채 11석의 군소 정당으로 전락했고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도 빛이 바랬다. 자유한국당은 이들의 복당으로 의석이 116석으로 늘어나, 더불어민주당(121석)에 육박하는 원내 제2당의 위치를 굳히게 됐다.

바른정당 탈당파들이 6일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바른정당 탈당파들은 탈당의 변으로 “보수 대통합”을 내세웠다. 이들은 성명에서 “보수세력이 분열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속절없이 지켜만 보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세력이 갈등과 분열을 뛰어넘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견강부회다. 지난 1월 자유한국당을 떠날 때 ‘새로운 보수, 개혁 보수’를 외치더니 불과 10개월 만에 ‘보수 대통합’으로 말을 바꿨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그때그때 말을 둘러대는 전형적인 철새 행각이다.

탈당파들은 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보수 정당의 현실엔 눈을 감았다. 탈당 명분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겠다고만 했을 뿐, 지난 1월 ‘아수라장’이라며 발을 뺐던 자유한국당 현주소에 대한 진단은 없다. 자유한국당은 이념이나 정책, 행태 면에서 10개월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박근혜 없는 박근혜당’일 뿐이다. 그런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것은 수구 보수, 퇴행적 보수에 백기투항하는 것에 불과하다.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앞장섰던 김무성 주호영 김용태 황영철 김영우 의원 등은 명분 없는 정치적 투항을 국민에게 뭐라고 변명할 셈인가.

우리 정치에서 철새 정치인 행태가 유독 많은 것은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이들의 명분 없는 행동을 눈감아주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새로운 보수’의 싹을 짓밟고, 정치적 이익을 찾아 철새처럼 날아가는 행태를 유권자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탈당파의 이탈로 바른정당의 ‘보수 혁신’ 실험은 큰 시련을 맞게 됐다. 경우에 따라선 자유한국당의 흡인력 앞에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 바른정당의 분열은 한국 보수의 정치적 토양이 너무도 척박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이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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