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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제는 바닥 쳤나 |
수출이 지난 1월 18.7% 늘어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하락의 부담을 감안할 때 꽤 선전한 셈이다. 특히 침체를 거듭하던 내수가 조금 좋아지는 낌새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와 신용카드 매출액이 늘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경기가 이제는 완전히 바닥을 친 것인가, 아니면 몇몇 지표가 일시적으로 호전된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가? 일단 1월 실적만 보면 경기회복의 불씨가 살아나는 듯하다. 그럼에도 낙관하기는 이르다. 이런 때일수록 경기회복의 긍정적 요소를 살려나가되,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올해 경제회복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재정 집행을 앞당기고 종합투자계획 등을 세워 시행하겠다고 한다. 내수 쪽에서 희망의 조짐이 엿보이는 데는 정부의 이런 적극적 태도가 일정한 구실을 했다고 본다. 정부가 지녀야 할 기본적 자세다. 앞으로도 경제주체들의 의욕을 돋울 수 있도록 적절한 세부 대책을 세우고 충실하게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지표 개선 분위기에 힘을 얻어 단번에 큰 성과를 내겠다고 욕심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전의 경험으로 보아 정부가 무리한 부양책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신용카드나 부동산 등을 지렛대로 한 경기부양이 우리 경제에 어떤 해독을 주었는지 혹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자총액 제한제와 증권 집단소송제를 완화하려는 정부와 열린우리당 한편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문제가 많다. 이 두 제도는 기업의 투자 등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이미 판명났다. 지금 시급한 것은 부문간 양극화를 해소할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다. 양극화 문제를 풀어야 경기가 온전히 살아나고 경제구조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경기부양만 앞세워서는 양극화 해소나 경제구조 개선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당연히 사회 안전망 확충 등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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